Why

많은 가계부/자산관리 앱들이 있고, 마이데이터가 생겨난 이후 거의 모든 금융/은행 앱들이 기존 금융사들과 연동된 가계부 서비스를 제공하고있다.

하지만 개인정보 문제는 둘째치고 그런 앱들은 기능적으로 꽤나 부족하다. 많은 경우 그냥 자산 조회 선에 그치고 가계부도 간단한 단식부기식 기록에 그치기때문에 한계가 명확하다. 거기에 수많은 간편결제 서비스들이 난립하면서, 많은 경우 거래내역에 prefix로 OO페이_가 붙게되면서 제대로 거래 분류를 하지 못하는가하면, 거래 내역 자체가 주식회사 OOO 등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아서 seamless한 경험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례로 용산 아이파크몰에서는 어느곳에서 결제하든 거의 모두 에이치디씨아이파크몰 주식회사로 뜨기때문에 소비 카테고리 분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¹.

그밖에도 1) Migration/Backup이 제한되는 점 2) 대부분 한 플랫폼(모바일)에 종속되는 점, 3) 카드 결제 처리, 특히 결제(부분/전체) 취소의 반영이 늦는 점 등 여러가지 단점이 있다. 그래서 조금 번거롭더라도 오픈소스로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PTA, 그리고 hledger

여러 대안중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GNU/Cash와 Plain-text-accounting(이하 PTA) 소프트웨어들이었다. PTA는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특정 소프트웨어를 지칭하는 말이 아닌 Plaintext, 즉 평문 파일에 회계 정보를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간단하게는 노트 형식의 daybook도 PTA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PTA라 말하면 PTA에서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ledger의 포맷과 그와 비슷한 ledger-like 프로그램들과 포맷을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아래는 아주 간단한 hledger 형식의 거래이다:

2025-04-20 교보문고
    expenses:books           10,000 KRW 
    assets:cash             -10,000 KRW

2025-04-20 월급
    income:salary           -100,000 KRW
    assets:bank              100,000 KRW

책에 10,000원을 쓰고, 월급을 100,000원 받은 것을 이렇게 간단하게 기록만 해 두면 다음과 같은 보고서²를 받아볼 수 있다:

$ hledger is
Income Statement 2025-04-20

                ||  2025-04-20
================++=============
 Revenues       ||
----------------++-------------
 income:salary  || 100,000 KRW
----------------++-------------
                || 100,000 KRW
================++=============
 Expenses       ||
----------------++-------------
 expenses:books ||  10,000 KRW
----------------++-------------
                ||  10,000 KRW
================++=============
 Net:           ||  90,000 KRW

hledger는 복식부기 방법을 사용한다. 처음에는 조금 직관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특히 대/차변을 +/- 부호로 구분하기때문에 생기는 오해들이 있다) 익숙해지면 다른 서비스와는 차별되는 semanticity를 자랑한다.

이 시리즈에서는 복식부기 방법 자체에 대해 다루지 않겠다. 회계 기준이 아닌 복식부기 시스템 자체는 이해하기 매우 쉽기때문에 10분 내외로 충분히 배울 수 있다. hledger docs에서 소개하는 복식부기를 소개하는 영상을 추천한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기본적인 hledger의 형식과 몇가지 기본적인 명령어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